본문 바로가기
↗주파수 업↗/영감님 가라사대

메르세데스 소사와 여덟 번째 계단, 삶

by 크리스*앤미 2021. 12. 16.
반응형

 

 

삶에 감사해 (Gracias a la vida)

 

 

 

삶에 감사해. 내게 너무 많은 걸 주었어.

샛별 같은 눈동자를 주어

흑과 백을 온전히 구분하게 하고, 하늘에 빛나는 별들을 보게 하고,

수많은 사람 가운데 내 님을 찾을 수 있게 했네.

삶에 감사해. 내게 너무 많은 걸 주었어.

들을 수 있는 귀를 주어

밤과 낮에 우는 귀뚜라미와 카나리아의 소리를 들려주었고,

망치 소리, 물레방이 소리, 개 짖는 소리, 빗소리,

그리고 사랑하는 이의 그토록 부드러운 목소리를 내 귀에 새겨 넣게 했네.

삶에 감사해. 내게 너무 많은 걸 주었어.

소리와 문자를 주어

어머니, 친구, 형제들 그리고

내 사랑하는 이가 걸어갈 영혼의 길을 밝혀줄 빛이 되었네.

삶에 감사해. 내게 너무 많은 걸 주었어.

내 지친 발을 이끌어

도시와 시골길, 해변과 사막, 산과 평야,

당신의 집과 거리 그리고 당신의 정원을 걸을 수 있게 하였네.

삶에 감사해. 내게 너무 많은 걸 주었어.

인간의 정신이 열매를 거두는 것을,

악으로부터 선이 해방되는 것을,

그리고 당신의 맑은 눈 깊은 곳을 응시할 때,

내 마음속에 요동치는 심장을 주었네.

삶에 감사해. 내게 너무 많은 것을 주었어.

웃음과 눈물을 주어 행복과 슬픔을 구별하게 했고,

나의 노래와 당신들의 노래가 되게 했네.

이 노래가 그것이라네.

그리고 이 노래는 우리들 모두의 노래라네.

세상의 모든 노래가 그러하듯,

나에게 이토록 많은 것을 준 삶이여, 감사합니다.

 

 

 


 

 


 


 

​환자: ... 잘하고 있었는데, 노력하고 있었는데, 삶이 제 발을 걸어 넘어뜨렸어요.

소사: 혹시 놓고 온 것이 있어서 불러 세운 것은 아닐까요? 아니면, 아무것도 챙겨가지 않아서 불러 세웠을 수도 있지요. 지금 무엇을 가져가고 있나요? 당신 혼자 달려가고 있는 건 아니에요? 당신이 지키려는 것들은 뒤에 버려진 채 당신의 뒷모습만을 바라보고 있어요. 사랑하는 사람들, 당신의 이상. 모두 뒤에 있는걸요.

환자: 삶이 저를 멈추게 하기 위해 일부러 사고를 냈다는 말인가요?

소사: 그렇게 말할 수는 없어요. 삶에게 원인과 결과를 묻는 건 가능하지 않아요. 삶은 받아들이는 방식으로만 당신에게 말을 건넵니다. 당신이 선택해야 해요. 받아들여 해석할 것인가, 받아들이지 않고 고통을 지속할 것인가.

(중략)

소사: ... 당신은 잘하고 있습니다. 당신은 삶을 용기 있게 살아가고 있는 중이에요. 그렇지만 반쪽짜리 삶이었지요. 굳이 이상을 저 멀리 내팽개칠 필요는 없었어요. 지금처럼 현실을 묵묵히 걸어가세요. 동시에 언젠가 필요할 때 쉽게 꺼낼 수 있도록 이상도 함께 품고 가세요. 아무도 당신에게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하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.

소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. 그녀가 가는 것이 아쉬웠다. 나는 마지막으로 질문했다. 내가 당장 무얼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.

소사: 운 좋게도 멈춰 설 기회를 얻었으니, 뒤돌아 가서 놓고 온 것들을 챙기세요. 그리고 다시 천천히 걸어가세요. 또다시 허둥지둥 달려오면 안 돼요. 길에서 만나는 사소한 것들을 돌보면서 오세요. 그렇게 천천히 인생의 마지막에 닿았을 때, 우리는 알게 될 것입니다. 삶이 당신에게 정말 주고 싶어 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말이에요.

/ 열한 계단 (채사장 저.) 中 - 315p.

 

그 사소한 것들 (Aquellas Pequenas Cosas)

 

 

시간이 흐르면 잊히리라 생각하겠지만

떠나간 기차는 다시 돌아온다네.

그리움에 사무치게 하는 건

언젠가 스쳐 지나갔던 사소한 기억들.

함께 걷던 골목길에 핀 장미

낡은 서랍 속의 편지

그것들은 마치 도둑처럼 문 뒤에 숨어 있다가

살그머니 우리 곁에 다가와서는

바람이 낙엽을 이리저리 흩날리듯

우리의 마음을 휘저어 놓겠죠.

그러다가 문득

그 기억들이 슬픈 미소를 지으며 우리를 바라보면

더 이상 함께일 수 없는 우리는

눈물짓고 있겠죠.

 

 

 

 

열한 계단

130만 독자가 사랑한 ‘지대넓얕’ 채사장의 색다른 인문 에세이“무슨 책을 읽고, 무엇을 공부하고, 어떻게 살아왔기에 오늘에 이르렀나요?” 어느 날 홀연히 나타나 필명의 첫 책으로 100만 독

book.naver.com

 

반응형

'↗주파수 업↗ > 영감님 가라사대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🌼모두 다 꽃이야🌼  (0) 2021.07.19

댓글